첫수술 망한 뒤 대인기피증에 시달려온 사람입니다. 재수술이 가능해지길 손꼽아 기다리다 이제야 재수술을 준비하네요.수술은 다음주 화요일입니다
첫수술 때
남들 다 하는 수술인듯,
자기네 병원 원장한텐 어려운 거 아닌 수술인듯,
일주일만 지나면 일상생활에 지장없는 간단한 수술인듯,
네 저도 이런 뻔한 상담레퍼토리를 듣고 결정하고 수술했어요.
아래는 지금 제 상태 사진입니다. 보이시나요?
찝힌코같이 콧구멍 바짝 쭐여놓고 양쪽 크기도 다르고 비주도 휘어있습니다
수술 첫날부터 콧구멍이 짝짝이 같고 코가 좀 휘어보인다
괜찮은거 맞냐고 물어보니 의사 간호사 모두 붓기 때문이라 했고요
그 뒤로도 몇번 문의하니 똑같은 답변만 들었습니다.
수술전엔 그렇게 싹싹하게 맞춰주고 챙겨주고 할 것 처럼 하던 상담실장은
도대체 몇번 말하냐는 듯 귀찮은 듯 대하면서 기다리라했어요.
저를 유난스러운 진상환자처럼 대하더군요.
붓기가 거의 다 빠졌다고 보는 3개월쯤 내원했을 당시, 더욱 눈에 띄게 보였고
자꾸 최대한 본인들의 과실이 아닌 것으로 하고 싶어 하는 뉘앙스를 보였습니다.
제가 부목푸르고 얼마 되지 않아서 옆으로 잠들어서
걱정되는 마음에 이에 대해 문의를 했었던 적이 있는데, 이걸로 저의 관리 부주의를 들먹이더군요.
콧구멍은 원래 사람이라면 대부분 짝짝이다. 수술로 완벽하게 맞출 수 없다고
수술동의서 읽어드리면서 수술전에 말씀 드린 부분이고
코수술 후에 옆으로 자면 휠 수 있으니 주의를 드리지 않았냐, 조심하셨어야죠 라고요…
억울하고 분해서 제가 계속 항의하니 병원에서 재수술을 해 준다고 하였으나,
저의 관리부주의 과실도 있으니 저보고 마취비 20만원을 내야 한답니다.
(원장은 재수술해주겠다고 했고 실장이랑 나가서 얘기하라했는데 실장이 마취비 20만원 내라고 이야기함)
내 얼굴이라 속상하고 힘들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 할 수 있다는 거 이해는 합니다.
그래도 남의 얼굴 망쳐놨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미안해하는 태도는 보여야하는거 아닌가요?
사람이니까요…
지속적으로 저를 진상취급해온것도 모자라, 결국 이런태도로 무마하려는 병원에다 어떻게 재수술을 맡기나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병원에서 재수술할 마음은 없고,
분통이 터져 환불이라도 받아야겠다 싶었어요. 몇백만원이 적은돈 아니잖아요
심지어 이젠 돈을 더 주고 재수술을 해야하는 상황까지 와버렸는데..
물론 병원은 순순히 환불해주겠단 소리 안하죠
그래서 부작용카페랑 소비자보호원?이런데랑 이리저리 찾아봤어요.
이때는 제겐 참.. 힘든 시간이었어요
만나는 사람들이 제 코를 쳐다보는 시선을 안 느낄래야 안 느낄 수가 없고,
친구들마저도 뒤에서 제 코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존감은 끝없이 낮아지고 우울증과 대인기피 증상이 생기더군요
글이 길어졌네요
이제부터 중요한 얘기를 할거고, 이 글의 핵심입니다.
제가 환불이라도 받으려고 몸부림 쳤던 과정에서 깨달은 게 있어요.
아니 좀 사무치게 후회했다고 해야할까요…
여기에 수술을 예정중이거나, 수술받은지 얼마 안된 분들이 많은거 압니다.
그래서 더더욱 저처럼 부작용으로 인해 피해 입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몇자 적어볼게요.
일단 수술이 잘못됐다는 것이 병원의 탓인 걸 환자가 직접 입증을 해야해요.
뭐로? 기록된 증거로요.
수술 망한 거로 고소든 신고든 할 때 증거로 증명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양한 가능성에 책임을 계속 돌리게 되어 환자입장에선 불리합니다
확실하게 먹히려면 이 논리가 아주 확실하고 정확합니다.
빠져나갈수가 없는 단 하나의 논리.
“처음부터 병원이 수술을 잘못했고, 환자는 수술초부터 회복기간동안 계속 의문을 제기해왔는데 병원에서 적절한 조치가 아닌 회피를 해왔다.”
부작용 분쟁에 성공한 사례들은 대부분 이 논리로 이겼어요.
아니면 정말 누가봐도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었거나(아니면 죽었거나)…
근데..이건..무슨의미가 있나요..
성형외과에서 사람죽은거 말고, 문제 터질때를 생각해보세요.
수술 도중에 생일파티한 병원도 사진때문에 걸렸고
환자 마취시켜놓고 성희롱한 원장도 환자가 녹음한 음성 때문에 걸렸죠.
이렇게 기록된 증거가 중요하다는 건 너무도 잘 아실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 수술하고 무조건 기록하세요. 그리고 회복이 다 됬다고 안심할 수 있는 최소 6개월은 가지고 있으세요. 사람일 어떻게 될 지 모릅니다.
적어도 이곳에서 기록하고 계신 여러분은 저보다 현명하신 분들이세요.
전 일이 벌어지고나서야 내겐 아무것도 없다는걸 깨달았고
결국 환불도 못 받았어요
성형에 대해 잘 몰랐고, 누구하나 혹시모르니 기록해두라는 걸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던게 얼마나 서럽던지..
수술 처음부터 코가 이상했고, 병원에 계속 문제를 제기했던 걸 증명하려니
초반에 병원이 단순 붓기라던 카톡,문자,녹음파일이 아무것도 없었고
수술 직후부터 이상했던 회복과정을 찍어놓은게 있지도 않죠
그냥 바보같이 좋아지길 바라며 방치한거였어요
병원에서 기다리라는 말은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조금 더 지켜보자는 말이지 그냥 내버려두란 말이 아니에요.
나중에서야 환자의 체질탓, 관리부주의탓 돌릴수 있어요 저처럼.
그렇다고 해서 강박적으로 수술전부터 막 모든걸 녹음하고 그런식으로 기록하라건 아니구요
적어도 수술을 받았으면 이 두가지 정도는 꼭 해두시길 바랍니다
1.병원과 소통할 땐, 최대한 기록이 남을 수 있는 문자나 카톡으로 하고 남겨둘 것
2.거울만 보지 말고, 수술 전 모습과 함께 변화과정을 사진으로도 남겨둘 것
성형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잖아요. 예뻐지고 싶은 마음 잘 알아요.
그래서 차마 부작용 때문에 성형하지 말라는 말은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지켰으면 좋겠고 저처럼 고통받는 사람은 더 없길 바랍니다.
저도 다음주 수술받고도 사진 올릴게요